폐업
저가 테이크아웃 커피 차렸다가 1년 11개월 만에 폐업
정주원, 30 · 1년 11개월
“간판 내리는 날 비 왔다”
나는 1년 11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. 남은 것은 부채 6,699만 원과 단골 285명이었다.
마지막 날, 당신은 계산대 앞에 앉아 있었다. 현금 -95.6만 원, 부채 6,699만 원, 직원 0명, 고객 2,852명. 마지막 정산을 혼자 마치고 셔터를 내렸다. 창업은 실패했지만, 그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.
같은 조건으로 도전지나온 기록
- 2026년, 창업 준비정주원, 29세. 부산에서 회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. 아직 아이템도 제품도 없다. 저축 2,505만 원, 직장 다니는 중(월 347만 원).
- 2026년 10월, 무엇을 할까«저가 테이크아웃 커피» 창업을 시작한다 — «저가 테이크아웃 커피»로 가기로 했다. 이제 자리와 사람을 정해야 한다.
- 어디서, 무엇으로 시작할 것인가유동인구 많은 1층 — 좋은 자리다. 지나가는 사람이 간판을 본다. 대신 매달 나가는 돈이 무거워졌다.
- 누구와 문을 열 것인가경력자 한 명을 제대로 뽑는다 — 면접에서 지원자는 당신보다 이 일을 더 잘 알았다. 조금 불편했고, 많이 든든했다.
- 2026년, 1년 차 시작미국 금리가 다시 올랐다
- 10월 5일 · 거리 축제근처에서 축제가 열렸다. 유동인구가 평소보다 두 배로 늘었다.
- 보험 설계사가 찾아왔다의무 보험만 든다 — 최소한만 들었다. 나머지는 운에 맡긴다.
- 돈이 부족하다버틴다 — 대출 서류를 덮었다. 대신 구독을 해지하고, 없어도 되는 지출을 끊고, 다음 결제일을 미뤘다. 버티는 것도 결정이다.
- 11월 16일 · 몸살몸살이 났다. 약을 먹고 버텼지만,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.
- 11월 29일 · 대출 상환일대출 상환일. 이번 달 원리금 59.7만 원이 빠져나갔다. 남은 잔액 4,921만 원.
- 현금이 바닥났다건물주에게 월세를 미룬다 — 건물주는 "이번 한 번만"이라고 했다. 다음 달에도 같은 부탁을 하면, 다음 대답은 다를 것이다.
- 12월 7일 · 유가가 원가로 들어왔다브렌트유가 배럴당 $132까지 올랐다. 포장재와 물류 견적이 지난달과 다르다. 원가표를 다시 계산했다.
- 12월 18일 · 장비가 멈췄다수리 기사가 "고치는 값이면 새로 사는 게 낫다"고 했다. 결국 새것을 들였다.
- 현금이 바닥났다신용대출을 받는다 — 14.0% 금리. 숨통은 트였지만, 이자는 매달 돌아온다. 은행 앱의 상환 일정이 달력처럼 보이기 시작했다.
- 1월 10일 · 단골이 늘었다단골 손님이 회사 동료를 데리고 왔다. "여기 얘기 많이 했어요."
- 1월 19일 · 카드 단말기 장애가장 바쁜 시간에 카드 단말기가 멈췄다. 현금 손님만 받았다.
- 2월 14일 · 가족가족이 도시락을 싸 줬다. 쪽지에 "밥은 꼭 챙겨"라고 적혀 있었다.
- 2월 26일 · 위생 점검 예고구청 위생과에서 위생 점검 예고 문자가 왔다. 냉장고 온도 기록부터 확인했다.
- 3월 19일 · 입소문이 났다지역 커뮤니티에 "여기 괜찮다"는 글이 올라왔다. 오늘 손님이 갑자기 늘었다.
- "월 2,000만 원, 수익 없으면 환불" 강의광고를 차단한다 — 차단해도 다른 계정이 같은 광고를 올린다. 하지만 돈은 통장에 남아 있다.
- 4월 23일 · 멘토오래된 멘토와 점심을 먹었다. "숫자 말고, 너는 요즘 잘 자?"라고 물었다.
- 4월 26일 · 가족에게 일이 생겼다형제에게서 급한 연락이 왔다. 반나절 자리를 비웠다.
- 5월 25일 · 대출 상환일대출 상환일. 이번 달 원리금 116만 원이 빠져나갔다. 남은 잔액 7,616만 원.
- 6월 12일 · 장비가 멈췄다수리 기사가 "고치는 값이면 새로 사는 게 낫다"고 했다. 결국 새것을 들였다.
- 6월 17일 · 직원이 그만뒀다직원이 이번 달까지만 일하겠다고 했다. 근처 큰 매장이 시급을 더 준다고 한다.
- 근무표에 빈자리가 생겼다급히 대체 인력 채용 — 첫 주에 실수가 몇 번 있었다. 둘째 주부터는 당신이 쉬는 시간이 생겼다.
- 7월 6일 · 최저임금 발표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됐다. 인건비와 가격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.
- 7월 27일 · 건물 수리위층에서 물이 샜다. 천장 얼룩을 두고 건물주와 수리비를 누가 낼지 실랑이했다.
- 8월 19일 · 폭염폭염 특보.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켰다. 전기요금이 걱정된다.
- 9월 20일 · 가족가족이 도시락을 싸 줬다. 쪽지에 "밥은 꼭 챙겨"라고 적혀 있었다.
- 돈이 부족하다버틴다 — 대출 대신 가계부를 펼쳤다. 외식을 끊고, 미뤄도 되는 수리는 미뤘다. 버티는 데도 계획이 필요했다.
- 미국 금리가 다시 올랐다미 연준의 긴축 신호에 달러가 강해지고 이 나라의 조달금리도 따라 올랐다. 원/달러 환율이 뛰자 수입 재료나 부품을 쓰는 곳마다 원가 계산이 다시 복잡해졌다.
- 1년 차 결산매출 1억 1,854만 원, 영업이익 1,415만 원. 현금 1,558만 원.
- 2027년, 2년 차 시작리뷰 테러 · 중국 수요가 식었다
- 10월 24일 · 리뷰가 몰려왔다같은 문장의 1점 리뷰가 하루 만에 세 개 올라왔다. 손님인지 경쟁자인지 알 수 없다.
- 11월 22일 · 환율이 수입 결제를 밀어 올렸다원/달러 환율이 1,366까지 올랐다. 수입 밀가루와 식용유 값이 따라 오른다.
- 돈이 부족하다버틴다 — 은행 대신 거래처에 전화해 결제일을 한 달 늦춰 달라고 했다. 두 곳은 들어줬고 한 곳은 거절했다.
- 1월 8일 · 대출 상환일대출 상환일. 이번 달 원리금 117만 원이 빠져나갔다. 남은 잔액 7,130만 원.
- 2월 6일 · 건물 수리위층에서 물이 샜다. 천장 얼룩을 두고 건물주와 수리비를 누가 낼지 실랑이했다.
- 2월 18일 · 위생 점검 예고같은 골목 가게가 위생 점검에서 과태료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. 주방 청소 일정을 다시 짰다.
- 3월 27일 · 금리 인상 뉴스기준금리가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다. 기존 대출 조건을 다시 읽었다.
- 돈이 부족하다버틴다 — 대출 서류를 덮었다. 대신 구독을 해지하고, 없어도 되는 지출을 끊고, 다음 결제일을 미뤘다. 버티는 것도 결정이다.
- 4월 13일 · 조달 비용이 다시 올랐다미국 10년물이 6.09%로 올랐다. 은행이 기존 대출 조건을 다시 들여다본다.
- 5월 17일 · 경쟁 가게가 움직였다바로 앞 가게가 10% 할인을 시작했다. 단골 몇 명이 그쪽으로 갔다.
- 5월 19일 · 소득세 납부작년 이익에 대한 세금 69.7만 원을 냈다. 장사는 작년에 했는데 돈은 오늘 나갔다.
- 현금이 바닥났다건물주에게 월세를 미룬다 — 건물주는 "이번 한 번만"이라고 했다. 다음 달에도 같은 부탁을 하면, 다음 대답은 다를 것이다.
- 6월 7일 · 환율이 수입 결제를 밀어 올렸다원/달러 환율이 1,366까지 올랐다. 수입 밀가루와 식용유 값이 따라 오른다.
- 6월 27일 · 멘토멘토가 기사 링크를 하나 보내왔다. "이거 네 얘기 같더라."
- 돈이 부족하다버틴다 — 대출 대신 가계부를 펼쳤다. 외식을 끊고, 미뤄도 되는 수리는 미뤘다. 버티는 데도 계획이 필요했다.
- 7월 3일 · 카드 단말기 장애가장 바쁜 시간에 카드 단말기가 멈췄다. 현금 손님만 받았다.
- 7월 30일 · 세금을 못 냈다납부일에 통장이 비어 있었다. 82.7만 원이 체납으로 넘어갔다. 가산세가 붙는다. 돈이 들어오는 대로 내야 한다.
- 7월 19일 · 상환일을 넘겼다대출 원리금이 빠져나가지 못했다. 은행 문자 한 통. 신용등급이 한 칸 내려갔다.
- 세금이 밀렸다카드론으로 한 번에 낸다 — 세금은 정리했다. 이제 갚을 곳이 카드사로 바뀌었다.
- 현금이 바닥났다직원을 내보낸다 — 마지막 월급과 위로금을 챙겨 줬다. 다음 날, 가게는 한 사람만큼 조용해졌다. 당신은 그 침묵이 싫었다.
- 8월 3일 · 폭염폭염 특보.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켰다. 전기요금이 걱정된다.
- 8월 15일 · 공급가 인상거래처에서 다음 발주부터 가격을 9% 올리겠다고 했다. 대체 업체를 찾아야 한다.
- 8월 19일 · 독촉 전화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. 연체 이야기였다. 가족이 옆에서 들었다.
- 돈을 빌려주겠다는 문자빌리지 않는다 — 문자를 지웠다. 이번 달 결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.
- 현금이 바닥났다문을 닫는다 — 마지막 날, 당신은 마지막 정산을 마쳤다. 고마웠던 단골 몇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.